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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 기업의 6 시그마 적용 방안

우리 나라 기업의 6 시그마 적용 방안

최근 우리 나라 기업의 Six Sigma에 대한 관심은 놀라울 정도이다. 우리가 Six Sigma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구를 시작했던 4년 전만 하더라도 국내에서 모토롤라 한국 지사를 제외하고는 Six Sigma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는 기업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1, 2년 사이에 Six Sigma가 이처럼 많은 관심을 끄는 것을 보면서, 우리 나라 기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희망과 함께 어느 정도의 불안감이 한 구석에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아직까지 우리 나라의 어떤 기업도 Six Sigma를 성공적으로 적용했다고 말할 수 없는 현 시점에서, 대기업부터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많은 기업들이 충분한 사전 검토 없이 서둘러 Six Sigma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러 가지 이유와 변명이 있을 수 있겠으나, 무슨 일이든지 남들보다 짧은 시간에 이룩해내는 우리 기업의 놀라운 능력은 그 결과로 판단해 보건대 더 이상 적합하지 않다고 여겨진다. Six Sigma가 무엇이며, 현재 우리 기업은 Six Sigma를 적용할 필요가 있는가? 이를 우리 기업에 도입했을 때 과연 도움이 될 것인가?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 작업 후에 Six Sigma 추진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외국 기업의 Six Sigma 성공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Six Sigma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어떤 조건은 우리 나라 기업이든 외국의 기업이든 공통적일 수 있으나, 어떤 조건은 외국의 기업에서는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는 반면 우리에게는 매우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 이것은 외국 기업의 Six Sigma 프로그램이 그대로 우리 나라 기업에 받아들여지는 경우, 성공할 수 있는 기업이 거의 없으리라고 생각하게 하는 이유이다. 현재 Six Sigma를 도입하고자 하는 우리 나라 기업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 나라 기업의 Six Sigma 성공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기업의 모든 구성원으로 하여금 왜 우리가 Six Sigma를 해야하는가에 대해 추진 목적의 정확한 이해를 시키는 것이다. 충격의 시대라 불릴 만큼 웬만한 자극에는 반응이 없는 것이 현대인이고 조직이다. 너무나 많은 경영혁신활동의 홍수 속에서 이번에 하는 것은 얼마나 갈 것인가 하고 앉아서 상상하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혁신활동의 결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현재 우리 기업의 수준을 시그마 수준과 같은 척도를 이용하여 정직하게 측정한 후 (아마도 대부분의 경우, 생각에 훨씬 못미치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이를 전사에 알리므로 새로운 도전의식을 불러 일으켜야 한다. 현재의 정확한 품질수준을 공표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사적인 위기 의식의 공감대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무결점 혹은 6 시그마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모든 구성원이 이를 공유하여 궁극적으로 달성해 보자는 이야기는 더 이상 효과적이지 못하다. 또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Six Sigma를 성공한 기업을 보면 Six Sigma도입 단계부터 미리 많은 준비를 갖추고 시작했다. 6개월에서 1년 정도의 사전 준비 기간을 거쳐 자사에 맞는 전략을 수립하고 난 뒤에야 비로소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더불어 Six Sigma의 성공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시점까지는 보통 4-5년의 기간이 걸렸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Six Sigma가 장거리 경주이고 100m 경주는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GE의 경우 2년만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지만, 이는 최고경영자와 GE의 독특한 기업문화의 결과이며 GE의 경우도 많은 준비가 선행되었음은 물론이다. 준비과정 없는 즉각적인 실시는 시작하는 기분은 좋을지 몰라도 성공 가능성은 그만큼 작아진다.

Six Sigma의 성공을 위한 두 번째 핵심요소는 리더십이다. 다른 많은 경영혁신 방법론과 마찬가지로 최고경영자의 의지와 Six Sigma 추진에 대한 강력한 지원이 필요하다. 이점에 있어서 우리 나라의 기업은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으나 장기적인 안목과 지속성이라는 점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대부분의 Six Sigma에 성공한 기업들은 짧게는 4년에서 5년, 6년의 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Six Sigma를 추진한 결과 가시적인 성과들을 얻었다. 이처럼 장기간이 필요한 것은 Six Sigma의 속성상 불가피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 이 기간이 상당히 줄어들 수도 있겠으나 적어도 2-3년의 기간은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또 한가지 리더십과 관련하여 중요한 점은 최고경영자의 "위치 고수" 이다. 최고경영자의 잦은 교체는 지속적인 프로그램의 진행을 막는 결과를 초래한다. 리더 (who is doing the right thing)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궁극적으로 Six Sigma에 대한 비전을 모든 구성원이 공유하여 새로운 도전을 하도록 하는 일이다.

세 번째로 Six Sigma는 "데이터에 기초한 관리"를 강조한다. Six Sigma에서 개선의 도구로 통계적 방법들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바, 우리가 잘 알고 있다시피 통계적 도구들은 "투명한 데이터" 없이는 무용지물이다. 우리 나라 기업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의 하나가 이 부분일 것이다. 투명한 데이터는 사실 그대로의 데이터를 의미할 뿐 아니라 분석에 필요한 형식을 갖춘 데이터를 의미한다. 현재 Six Sigma를 도입하는 기업에서 강조되고 있는 것은 "데이터 수집"이 아니라 "데이터를 분석하는 도구"이다. 많은 방법론을 배우지만 정작 쓰고자 할 때는 이를 적용할 데이터가 없다. 학교에서 통계학이나 실험계획법 등을 배울 때와 똑같다. 잘 정의된 문제에서 주어진 데이터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방법을 배우지만 정작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은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 최근 기업의 교육 프로그램을 보면 현장의 프로젝트와 연계하여 실시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매우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투명한 데이터"는 상당 부분 "사람"의 문제, 즉 "정직성"과 연계되어 있으며 매우 시급한 해결 대상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의 아무리 훌륭한 ERP 시스템도 뛰어난 사람의 두뇌를 능가하지는 못한다. 사실을 감추기로 작정하면 일정기간 동안은 얼마든지 가릴 수 있다. 이 부분의 해결은 시스템적 방법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 정직한 기업문화로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직한 데이터가 필요하며 정직한 데이터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정직한 사람이 더 이상 바보 취급 받지 않는 기업 풍토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 우스운 이야기 같지만, 많은 품질관련 지표의 허구를 직시하고 Six Sigma의 공통 척도인 시그마 수준으로 통일하기 위해서는 이전의 잘못을 그대로 인정하고 새로 시작하는 결단도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Six Sigma를 시작하기 위한 준비 단계로 "데이터 수집 체계"에 대한 검토와 정비가 선행되어야 한다.

Six Sigma 적용을 위한 또 다른 중요한 요소는 "교육과 훈련" 이다. 교육과 훈련을 강조하지 않는 경영혁신 프로그램은 없겠지만 Six Sigma의 경우는 좀더 강조된다고 할 수 있다. "Blackbelt" 라고 불리는 Six Sigma 전담요원들이 자신들의 개선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동시에 주로 현장 작업자들인 "Green Belt" 에 대한 교육과 지도를 병행한다. 현장 작업자들의 경우, 현업에서 이제까지 해온 개선활동(제안활동이나 분임조 활동이나 무엇이든지)을 Black Belt의 도움을 받아 Six Sigma의 개선방법 (제안이라 하더라도 시행 착오를 요하는 단순한 아이디어만이 아니라 필요한 경우 DMAIC, 혹은 그 중에 2, 3 가지 단계를 이용)을 기준으로 진행하는 것도 한 방안이 될 것이다. 여기서 고려해야 할 점 가운데 하나는 개선을 주 업무로 하는 Black Belt에 대한 신분 상의 안정이다. 언제 없어질지 모르는 자리라고 하면 자신의 업무에 대한 헌신을 이끌어 낼 수 없다. 누구나 Black Belt를 하고 싶어 하는 위치로 바꿔 놓을 필요가 있다. 또한 여기에 Black Belt에 대한 집중적인 전문 교육이 필수적임은 물론이다. 기업에 따라 Champion, Master Black Belt, White Belt, Yellow Belt 등 여러 형태의 역할을 두고 그에 알맞은 교육과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GE의 경우 전 사원이 자신에 해당하는 Six Sigma 교육을 이수하여야 하며 규정된 프로젝트를 반드시 수행하여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그 사람은 승진 대상에서 제외될 뿐 아니라 보너스 지급 등에서도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Six Sigma 교육의 내용을 보면 상당 부분이 통계적 방법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중에는 상당히 어려운 것들도 많이 있다. 따라서 Six Sigma 교육이 이론적이고 어려운 것으로 느껴질 가능성이 많다. 이 부분에 관한 한 우리 나라 기업의 여건은 좋다고도 할 수 있고, 안 좋다고도 할 수 있다. 안들어 본 개선도구가 없을 정도이지만 정작 능숙하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얼마되지 않는다. 교육과 훈련에서도 기본에 충실해야 할 필요가 있다.

Six Sigma를 성공하기 위한 다섯 번째 요소는 "시스템"이다. 여기서 말하는 시스템은 두 가지 의미인데 그 중 하나는 "우리 나라 현실에 적합한" 시스템이라는 의미이고, 또 다른 하나는 "Six Sigma를 하지 않으면 안되게 하는 조직의 시스템"을 말한다. 누구나 우리 나라 기업의 현실에 맞는 프로그램 또는 시스템을 강조하지만 정작 이것이 우리에게 맞는 Six Sigma이다 라고 말하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무책임한 발언이기도 하지만 실상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다. Six Sigma는 기업의 형태에 따라 각기 다르게 나타난다. 기업의 환경, 기업의 문화에 따라 변화되어야 한다. 같은 제조업이라고 해도 동일한 제품을 대량생산하는 라인과 하나의 제품을 몇 년에 걸쳐 만드는 경우는 다를 수 밖에 없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다르며 같은 기업 내에서도 제조부문과 비제조부문이 서로 다르게 된다. 물론 Six Sigma의 주요 개념들은 거의 변함이 없다. 결국 각 기업에 맞는 Six Sigma의 커스터마이제이션(Customization)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주도하는 것은 Six Sigma 추진 담당 부서가 되어야 할 것이다. 만일 필요하다면 외부의 자문을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Six Sigma를 추진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 중의 하나가 현장의 거부감이다. 아무리 좋은 방법과 비전을 보여줘도 내 길만을 가겠다는 의지를 꺾기는 역부족이다. 따라서 Six Sigma의 조기정착을 위해서는 이를 하지 않으면 얼마나 많은 손해를 감수해야 하며 반대로 이를 잘 한 경우에는 어떤 보상이 뒤따르는가를 보여줌으로 이끌어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문제는 Six Sigma 추진 과정에 이같은 "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스템"만을 계속해서 고집한다면 Six Sigma는 또 다른 경영혁신 활동의 실패작으로 남게 될 것이란 점이다. 강제적인 혁신활동의 부작용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기업의 구성원들이 Six Sigma는, 매일 아침에 하는 부서 회의나 식사 시간과 같은 우리의 일상 생활 가운데 하나라고 인식하도록 기업문화를 바꾸어야 한다. 이와 같은 기업문화의 변화야말로 성공적인 Six Sigma의 궁극적인 결과이다. 

대기업을 포함하여 협력업체로부터 재료나 부품을 공급받는 기업의 경우 협력업체의 Six Sigma 프로그램도 동시에 진행하여야 한다. 제품이나 서비스 결함의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가 불안정한 재료와 부품이기 때문이다. Six Sigma에서는 품질의 변동을 줄이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품질 특성치가 단순히 규격 안에 들어오는 것에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목표값에 더욱 가까울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모토롤라의 경우 Six Sigma 프로그램의 진행 중에 이를 발견하고 협력업체에 대하여 가혹하리만큼 높은 품질을 요구했었다. 현재 GE의 경우도 전세계에 걸친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협력업체에 Six Sigma 프로그램 실시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협력업체의 현실을 감안한다면 이같은 요구는 무리라는 생각이 들지만, 전세계가 변화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좀더 넓게 본다면 더 이상 우리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다.

이상에서 우리 나라 기업에 Six Sigma를 적용하는 경우 고려해야 할 몇 가지를 살펴보았다. 이외에도 각 기업마다 처한 환경에 따라 또다른 중요한 요소가 있으리라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우리 나라 기업에서 Six Sigma를 도입하고자 할 때, 현재 운용되고 있는 혁신 활동이나 개선 활동에 부분적으로 적용하는 경우 또는 특정 라인이나 부서에만 적용하는 경우에는 큰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된다. 다만 이 경우 Six Sigma의 특징과 장점들이 약화될 것이다. 그러나 전사적으로 Six Sigma를 도입하는 경우, 앞서 언급한 문제점들을 참고하여 이를 극복할 방안을 찾아낸 후 적용하지 않으면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또다른 실패를 맛볼 수밖에 없다. 결국 Six Sigma를 우리 몸에 맞게 고치든지 우리가 Six Sigma에 성공한 기업의 문화와 같이 사람이 바뀌든지 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Six Sigma가 모든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업의 전체 경영 속에 들어 있는 일부분으로 인식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Six Sigma는 결코 만병통치약이 아니며,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지도 않는다. 하나의 도전이며, 결과는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달려 있다.

참고 : sigma6.new21.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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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I 연구소장/운영자 : 공학박사(산업공학)/기술사(품질)/기술지도사  권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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